고인의 임상시험 참여 기록부터 확인
사망 후 유족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고인이 어느 병원이나 제약회사의 어떤 연구에 참여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가정에 남은 의료 서류, 고인의 휴대폰 기록, 병원 방문 영수증 등을 살펴보면 단서가 있을 수 있다. 병원의 임상시험센터는 보통 진료과와 별도로 운영되므로, 진료 기록만으로는 놓칠 수 있다.
의료진이나 병원 행정 직원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고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보험증을 준비한 후 병원에 전화하거나 방문해 "저희 가족이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면 담당 부서로 연결해준다. 참여 기록이 확인되면, 해당 연구책임자나 임상코디네이터의 연락처를 받아둔다.
병원과 제약사에 사망 통보
임상시험센터나 담당 의사에게 고인의 사망을 알리는 것이 다음 단계다. 전화로 먼저 연락하는 것이 좋다. "고인께서 참여하시던 임상시험에 관해 알려드릴 사항이 있다"고 말한 후, 사망 사실을 정중하게 통보한다. 연구기관마다 대응이 조금 다를 수 있으므로 직접 문의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병원에서는 사망 증명서 사본, 유족임을 증명하는 가족관계증명서나 호적등본을 요청할 수 있다. 제약사가 관여된 경우라면, 제약사의 임상시험 담당팀에도 같은 내용을 통보해야 한다. 일부 제약사는 자체 콜센터나 이메일을 통해 참여자 정보 변경을 접수한다.
참여 계약 해지 신청
임상시험 참여는 법적으로 계약 형태이므로, 유족은 계약을 해지할 권리가 있다. 병원이나 제약사로부터 "계약 해지 신청서" 또는 "연구 참여 철회 신청서"라는 양식을 받는다. 이 양식에는 보통 고인의 기본정보, 참여 연구명, 해지 이유, 법정 대리인(유족)의 서명 등이 포함된다.
양식을 작성할 때 가족관계증명서나 상속인임을 입증할 서류를 함께 제출한다. 병원은 이를 접수한 후 며칠 내에 "계약 해지 확인서" 또는 "참여 중단 통지"를 발급한다. 이 확인서는 향후 참가비 정산이나 샘플 폐기 신청 시 근거가 되므로 보관해둔다.
미지급 참가비 정산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은 보통 참가비(사례비, 방문 보상금)를 받는다. 고인이 이미 받은 금액도 있을 테지만, 마지막 방문 이후의 미지급분이 남아있을 수 있다. 계약 해지 후에는 병원이나 제약사에 "참가비 정산 신청"을 한다.
담당자에게 "고인이 참여 기간 동안 미수령한 참가비가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면, 참가비 지급 내역서를 보내준다. 정산 금액과 지급 방법(계좌 이체, 현금 수령 등)을 확인한 후 유족의 계좌로 입금받거나 직접 수령할 수 있다. 입금이 지연되면 다시 한번 독촉 메일이나 전화를 남겨두는 것이 좋다.
일부 병원은 검사비(채혈, 영상검사 등)를 별도로 청구할 수도 있고, 전액 면제할 수도 있으므로 명확히 물어봐야 한다.
혈액·조직 샘플 폐기 신청
임상시험 중에 채취한 혈액, 조직, 체액 샘플이 병원의 생물자원은행(Biobank) 또는 제약사의 냉동고에 보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샘플들은 고인의 명시적 동의 없이 계속 보관되거나 다른 연구에 사용될 수 없다. 유족은 샘플 폐기를 신청할 권리가 있다.
"샘플 폐기 신청서" 또는 "동의 철회 신청서"를 병원에 제출한다. 신청서에는 고인의 성명, 연구 참여 번호, 채취 날짜, 폐기 사유 등이 기재된다. 병원의 임상시험센터나 생물자원은행 담당자가 샘플을 확인한 후, "폐기 완료 확인서"를 발급한다. 이 과정은 기관에 따라 며칠에서 몇 주가 소요될 수 있다.
동의 철회서는 법적 효력이 있으므로, 반드시 서면(우편 또는 팩스)으로 발송하고 수령 확인을 받는 것이 좋다. 일부 병원은 이메일 첨부파일 스캔으로도 인정하지만, 정식 절차를 따르려면 원본 서명본을 우편으로 보내는 것이 안전하다.
연구 데이터 사용 중단 요청
고인의 의료 정보와 검사 결과는 이미 연구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되어 있을 수 있다. 유족은 고인의 정보가 더 이상 연구에 사용되지 않도록 요청할 수 있다. 이를 "데이터 사용 중단 신청" 또는 "이차이용 금지 신청"이라 한다.
신청 시에는 고인의 정보를 삭제해달라는 점보다는, 앞으로의 분석이나 논문 발표에 포함되지 않도록 요청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미 진행 중인 데이터 분석이나 학술 발표(학회 학술지, 박사학위 논문 등)에 고인의 데이터가 포함되었다면,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신규 연구나 데이터 공개 시에는 고인의 정보를 제외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이 요청을 받으면 병원의 기관위원회(IRB, Institutional Review Board)가 검토하고, 이미 발표된 논문이나 학위논문의 데이터 처리 방안을 협의한다. 동의 철회 사실과 이유는 연구기관 내부 기록에 남겨진다.
병원·제약사 연락처와 준비 서류
각 기관마다 담당 부서가 다를 수 있으므로, 병원이나 제약사의 종합 상담전화로 먼저 전화한 후 임상시험 또는 임상연구 담당 부서로 연결받는 것이 가장 빠르다. 일부 대형 병원은 별도의 임상시험센터 팩스번호나 이메일을 공개하고 있으므로 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본다.
준비할 서류는 다음과 같다. 고인의 사망 증명서 사본, 유족임을 증명하는 가족관계증명서나 호적등본, 신청인의 신분증 사본, 고인의 의료보험증(또는 신분증)이다. 일부 기관에서는 추가 서류를 요청할 수 있으므로 전화로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모든 신청은 정중하고 명확하게 서면으로 진행하되, 전화나 메일로 확인 후 우편 또는 방문 제출을 권장한다. 지연이나 누락이 없도록, 각 기관으로부터 접수 확인서나 완료 통지를 받아두는 것도 중요하다.
임상시험 관련 정보와 절차는 기관마다 상이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내용은 해당 병원·제약사·의료기관에 직접 문의하시기 바랍니다.